예전에 찍은 것이 이제 개봉되는거라서 그런지, 배우들의 연기가 농익지 못했다는 느낌. 원작자인 강풀은 만족했다고 하지만. 특히 승룡 역의 차태현은.. 무난하다면 무난하지만 바보'연기' 티가 종종 난다. ^^;
나머지 내용은 네타가 많으니 내용은 접어서..
(네타라고 해봤자 이미 다 예상하고 있을 내용이겠지만-_-;;)
스토리는 원작만화를 그대로 따왔다.
원작의 스토리와 장면을 줄줄이 꿰고 있는 나로서는 다음 장면을 다 알고 있어서;; 그닥 몰입도는 없었다... 하지원은 예쁘더라.
그리고 원작에서 영화화 되면서 빠진 장면이 몇개 있다.
어릴적 교회 동생들을 만났지만(영화 내에서는 '최국' 일행인 듯) 그들을 알아보지 못하고 영어로 욕을 하는 지호의 장면이라던가.. (하긴 배우 이미지가 있으니)
원작에서 스토리 전개에 일정한 기여를 하는 풍납토성 관리인이 아예 등장하지 않는 것.
위의 두 요소는 빠지더라도 크게 문제될 것은 없지만;; 원작에서 가장 중요한(!) 복선들이었던 승룡, 아영, 상수, 지호의 스스로는 알지 못하지만 어릴적의 숨겨진 인연들이 거의 나오지 않는다. 캐릭터의 성향도 불분명하고..
예를 들어, 승룡이와 부모님의 추억은 승룡이 아빠가 승룡이를 연탄가스에서 구하는 장면 외에는 전혀 등장하지 않는데.. 사실 승룡이 부모님이 지호 아빠의 병원에서 임신 사실을 알게 되는 장면은(원작에선 가장 마지막에 나오는 장면이지만) 지호가 교회에서 '작은 별'을 연주하려고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장면이며, 승룡이가 지호에게 반하게 되는 가장 중요한 일의 요건이 된다('작은 별'이라는 음악 연주를 들으며.. 반하게 되니까).
'작은 별'이라는 노래는 작품 중에서 굉장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승룡이 지호의 연주가 별을 내리게 한다고 믿는 것(..그러고보니 이 장면도 안나왔다), 원작 마지막 장면의 총정리(?), 그리고 카페 '작은 별', 그리고 작은 별이 되어버린 승룡과 그의 부모님 등, 많은 곳에 복선이 되어 숨어있는 단어인데 영화에서는 전혀 알아차릴 수가 없으니 문제다^^;
그리고 승룡 아빠가 사망하고 승룡이가 바보가 되는 당시 승룡 엄마가 지인을 임신하고 있었으며 친정에 가있었다는 장면도 없다.
지인의 유전적 병력에 대해서 지호 아빠가 설명해주는 장면도 있어야 하거늘 전혀 나오지 않는다(원작에서 토스트를 먹으며 승룡이에게 이것저것 물어보는 장면만 영화화됨).
지인의 병은 그녀의 어머니의 생명을 앗아가게 만든 병이며, 그것이 승룡이 아닌 지인에게 유전된 것이다. 승룡 엄마는 생전에 그것을 무척이나 괴로워했으며.. 그렇기에 승룡에게 지인을 잘 부탁한다는 말을 했던 것인데, 영화에서는 그같은 사정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부족하다는 느낌. 즉, 영화 내에서는 승룡의 지인에 대한 헌신적 사랑의 이유가 불분명한 것이다.
지인이 승룡을 미워하는 이유역시 자신도 못챙기는 주제에 남을 챙기는 '바보'라서가 아니라, 자신은 기억하지 못하는 부모님과의 추억을 혼자 가지고 있다는 점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만.. 후자의 경우 영화에서 전혀 다루어지지 않는다. 부모님과의 추억문제가 아니라면 스토리에서 지인이라는 캐릭터는 부모님의 사랑을 갈구하는 안타까운 캐릭터가 아닌, 그저 싸가지 없는 계집일 뿐 (...)
원작에서는 지호 아빠가 지인에게 '네 어머니는 끝까지 너를 걱정하셨다'며, 바보가 된 승룡이에게 너를 맡기고 세상을 떠나는 어머니의 마음을 생각해본적이 있냐고 물어보는데.. 난 그 장면을 원작에서 굉장히 감정을 울렁거리며 봤는데 영화에는 전혀 다루어지지 않으니^^:
아영의 과거(붉은 구두) 역시 등장하지 않으니, 마지막에 아영이 스튜어디스가 된 장면에서 붉은 구두가 등장하지 않는것도 당연한가. '붉은 구두'라는 오브젝트는 아영의 꿈이라는 것을 형상화한 것으로, 아영의 이야기에서는 꽤 큰 비중을 담당하는 아이템이다. 그것도 삭제되었으니 안타까울 따름.. (더불어 상수와 아영의 심상찮은(?) 관계 역시 영화 끝자락에서는 전혀 다루고 있지 않으니-_-)
아무튼 강풀의 만화에서 두드러지는 특징은 모든 캐릭터들에게 '과거'와 '사연' 등이 존재한다는 것인데, 영화에서는 그 특징을 제대로 캐치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 사실 카페 사장인 재진의 경우에도 사연이 있는 캐릭터이며, 고독한 캐릭터인데 영화에서는 그 일부만 드러나서 아쉬울 따름이다. (어쩌면 다 찍어놓고 러닝타임때문에 삭제된 것일지도 ^^;)
그리고 '작은 별'이라는 곡은 지호에게 있어 피아노의 시작이었고, 피아노를 치는 이유이다. 영화 끄트머리에서 지호의 피아노 연주회 장면이 나오는데, 원작대로라면 연주가 끝난 후 '작은별'을 피아노로 연주해야 한다. 이는 승룡으로 인해 구원(?)받은 지호의 피아노에 대한 열정을 나타내는 장면인데 그것도 영화에서는 나오지 않고..
원작에서 마지막 장면은 승룡이가 아빠한테 "나중에 나 별이 되고 싶어"라고 말하는 것인데, 원작자인 강풀의 복선을 충실하게 재현했다면 반드시 등장해야 하는 장면이며, 많은 아녀자들의 눈에 눈물이 맺히게 만들어야 하는 장면이건만 나오지 않는다 ㅜ.ㅜ 개인적으론 과연 나올까? 했는데.. 역시 안나오더라.. 그 장면 나왔으면 나도 울었을거다;;
마지막으로 영화에 대해 언급하자면.. 후반에 가면 약간은 질질 끄는 느낌이 든다. 차라리 조금 더 단축하고 영화에 등장하지 않는 장면을 더 구현할 것이지 =_=;;;
아무튼 전반적인 영화에 대한 평을 하자면 아주 준수한 영화이며.. 원작의 포스가 워낙 강렬하기 때문에 흥행에도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며 편집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 ㅠ.ㅠ 안나오는 장면이 너무 많아..
러닝타임 99분 ㅅㅂㄹㅁ!! 2시간으로 편집해도 상관없을 정도로 중요한 복선이 많이 나오는데..
원작에서 개개인의 나레이션이 심리묘사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만큼, 나레이션도 넣어줬으면 좋았을텐데.
진짜 마지막으로 덧붙이자면 엔딩 크레딧을 필견할 것. 촬영되었지만 영화 본편에는 등장하지 않는 몇가지 장면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