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8. 10. 01:25
(베리 본즈의 통산 756호 홈런. 행크 아론의 통산 755호 홈런을 뛰어넘는 메이져리그 신기록이다)
몇일전에 베리본즈가 통산 756호 홈런을 쏘아올렸다.
물론 라이브로 봤다.
라이브로 보긴 봤는데.. TV켜니까 홈런 쏘고 인터뷰하는게 나오더라 ㅡ.ㅜ
한마디로 생중계에서 홈런친 후 다시보여주기 해주는걸로 봤다 orz
일단, 위에 스크린샷으로 찍어 올린 네티즌의 말에 동감하는 바이다.
행크 아론과 베리 본즈는 흑인, 새미 소사는 히스패닉(중남미인)이다.
셋의 공통점은..
'정통 미국인', 즉 "백인이 아니다"..
설마 미국은 백인들이 세운 나라이며, 링컨의 노예해방은 북부 공업지역에서 흑인노동력을 사용하는 '백인'들의 지지를 얻기 위한 선언이며, 최근까지도 흑인들은 인종차별 받았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겠지.
(모른다면.. 그냥 <톰 아저씨의 오두막집>을 보라..)
왜 미국의 영원한 홈런왕은 왜 베이브 루스인가.
예전에 국내 케이블 TV였나, 공중파 TV였나.. 기억은 잘 안나지만 이런 내용이 있었다.
"베이브 루스는 햄버거 좋아하고 성격 쾌활한 전형적인 백인 미국인" 이었다는 것이다.
(어떤이의 말로는 흑인을 싫어하는 인종차별주의자였다고도..)
(베이브 루스가 이탈리아계, 혹은 유태인의 피가 섞였다는 주장도 있지만 제끼자. 난 잘 모른다)
얼마전에 우리 형에게 이런 얘기를 해줬다.
"야구는 귀족들의 스포츠이며, 축구는 시민들의 스포츠다" 라고.
야구는 공 하나만 있으면 할 수 있는 간단한 스포츠로 보이지만, 사실 알고보면 전혀 아니다.
공하나로 하는건 짬뽕공으로 하는 주먹야구라면 모를까. 아니면 그냥 캐치볼이지..
야구를 하기 위해서는 일단 존내 넓은 그라운드가 필요하며.. 글러브도 있어야하고.. 홈 베이스도 있어야하며.. 배트도 있어야 한다. 투수가 던지는 볼을 판정해줄 심판은 덤이다.
필요한 도구가 많다는 뜻이다. 물론 그 도구들엔 돈이 들어간다. 돈돈도로로로로돈돈돈..
단순한 캐치볼이라면 모를까, 가난한 사람은 제대로 즐기기 힘든게 야구다.
룰도 존나 복잡하다. 이 글 읽는 사람 중에 '스트라이크아웃 낫아웃'의 정확한 판정을 아는 사람은 설마 없겠지. 사실 나도 모른다. 프로야구에서 한번 나오면 '낫아웃' 이란 검색어가 포탈에 뜬다.
오프사이드 룰 모르는 사람 있나? 오프사이드 룰은 상식이다. 벗뜨 스트라이크 아웃 낫아웃은 상식이 아니다.
뭐, 골프도 마찬가지로 졸라 넓은 그라운드가 필요하고.. 골프클럽 졸라 비싼거 모두들 알지 않는가. 골프 회원권은 또 얼마나 비싼가.. 한국에서 돈있는 사람들은 골프 안치면 병신취급을 받는다니 알만하지 않는가. 오죽하면 '황제 골프'니 뭐니해서 골프로 접대를 할까?
테니스는 특히 룰이 복잡하다. 테니스의 룰(특히 점수산정 방식)이 복잡한 이유는, 가난한 얼라들이 테니스라는 고귀한 스포츠에 쉽게 범접하지 못하도록 일부러 그렇게 정한것이란 것을 아는가.
결국, 야구는 "부르주아들의 스포츠"란 거다. 골프나 테니스와 마찬가지로 그 스포츠에 대한 접근방법이 대단히 복잡하며, 가난한 사람들이 즐기기 어려운 스포츠라는 것이다.
테니스 코트의 선언이라 불리는 프랑스의 시민선언. 그 시민중에 부르주아 아닌사람 있나?
(어.. 좀 비유가 이상하다. 미안하다)
문제는 초기 부르주아들이 모두 유색인종(이것도 참 웃기는 말이다. 백인은 '흰색'아닌가? 무색인종은 투명인간을 말하는거다)이라는 점에 있다.
왜냐? 흑인은 노예였고 황인은 20세기 초반까지 식민지의 인간들이었으니까.
부르주아의 탄생이 대략 18세기 후반부터라고 본다면(미안하다, 배웠는데 가물가물하다) 초기의 부르주아들이 모두 백인이라는 것이 자명하다. 더군다나 '부르주아'들이란 유산계급이자 지식인층이 아닌가? 노예들에게 생산시설이 뭐가 있고 공부할게 뭐가 있나. 몸으로 존내 때우면 되는거지..
아무튼 하고싶은 말은 야구는 부르주아들의 스포츠이며.. 초창기 시절부터, 위에 올린 스크린샷 속의 예시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같은 최근까지 유색인종이 차별받은 스포츠라는 것이다.
이 글을 보는 사람들은 알고 있는가? 초기의 미국 메이져 리그는 무려 "흑인 리그"가 따로 존재했다. 이름은 '니그로 리그'. 깜둥이들의 리그라는 아주 저속스런 인종차별적 명칭이다.
한가지 예를 들자면.. 한국에서 메이져 리그 중계해주는걸 봐라. 그리고 한 팀에 유색인종이 얼마나 있는지 살펴볼것. 의외로 적다. 야구는 외야수의 주력을 제외한다면, 보통 순간적인 스피드와 집중력을 요구하는 스포츠이므로 타고난 순발력이 장점인 흑인의 비중이 적다.. 고 볼수도 있다. 물론 이건 생리학적인 문제이고.. 사회적인 원인으로는 바로 인종차별 때문이란거다.
그에반해 미국의 4대 프로스포츠(야구, 농구, 미식축구, 아이스하키)중 하나인 농구를 보자. 온통 흑인흑인흑인.. 백인 찾기가 참 어렵다. 내가 아는 농구선수 한번 따져볼까? 마이클 조던, 샤킬 오닐, 데니스 로드맨, 레지 밀러, 에 또 누가 있나. 암튼 그들은.. 죄다 흑인들이다(야오밍과 하승진은 양심적으로 제꼈다). 아이스하키 선수들중 백인들이 많은것은 말할것도 없고.. 미식축구는 잘 모르겠다.
자, 야구와 아이스하키의 공통점은? 그리고 농구와의 차이점은?
아이스하키는 야구와 마찬가지로 졸라게 필요한 장구가 많다. 가장 기본적인 하키스틱부터 보호장구, 스케이트, 그리고 냉방시설 잘 되어있는 무려 "아이스 링크"가 필요하다. 야구와 마찬가지로, 돈없으면 하기 힘든 스포츠다. 그래서 부르주아들의 스포츠가 되었으며.. 백인이 많다.
이에 반해 농구는?
공과 링만 있으면 어디서든지 할 수 있는 것이 농구가 되겠다. 사람은 짝수만 되면 충분하다.
(물론 5vs5부터는 하프코트론 애로사항이 꽃핀다. 그러나 농구코트는 그렇게 크지 않다..)
농구는 비록 가난하더라도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스포츠라는 것이다.
맨 위에 언급한 시민들의 스포츠인 축구도 마찬가지다.
공과 사람만 있으면 어디서든지 할 수 있다. 골대? 그냥 벽에다 차도 된다. 숫자? 2명도 괜찮고 3명도 괜찮다. 극단적으로는 20vs20, 30vs30도 가능하다. 제약조건이 거의 없다. 미국에선 인기가 없는 관계로 야구와 비교는 좀 힘들다만..
생각해 보라. 길거리 농구, 길거리 축구는 있어도 길거리 야구와 길거리 미식축구, 길거리 아이스하키는 없다. (길에서 야구하다가 갱단한테 공이 날아가서 총맞을일 있나? 길에서 미식축구하다가 태클당해 자빠링해서 머리깨지고 뒈질일 있나? 길에 얼음이 얼어야 길에서 아이스하키를 할 것이 아닌가.. 얼음이야 얼리면 되지만 그건 민폐다. 인라인 하키가 있긴 하지만 최근에야 슬슬 발달하고 있는것이므로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뭐 따져보면 미국에 시민들의 야구구단이 있는가? 난 못들어봤다. (있을지도 모르겠다 음)
그에반해서 축구의 경우 무슨무슨 United 등을 중심으로 하는 시민구단이 참 많다. Utd가 붙지는 않지만, 대표적으로는 카탈루니아의 도시 바르셀로나에서, 시민들이 돈모아 창설한 시민구단 'FC바르셀로나'가 있다.
(카탈루니아 지방이 프랑코 파시즘 정권에 의해 박해를 받았던 관계로.. 프랑코가 지지한 '레알 마드리드'와는 앙숙이라는 사실은 유명하다)
말이 존내 길어졌다. 내가 말하고자하는 바는 다음과 같았다.
"야구는 백인들의 스포츠" 라는 것이다.
따라서 흑인인 베리 본즈가 저평가를 받을수밖에.. (스테로이드 복용했다고는 하지만)
얼마전에 알렉스 로드리게스가 최연소 통산 500호 홈런을 쏘아올렸는데, 벌써부터 알렉스 로드리게스는 구설수에 휩싸이고 있다.
알렉스 로드리게스의 인종이 어떤지는 잘 모르겠는데.. 아무라 봐도 백인으로는 안보인다.
위에서 따온 네이버 꼬릿글에서도 언급했다시피.. A.로드리게스가 베리본즈의 기록을 경신하면 미국 언론은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가?
아무튼 그렇다.
미국 얼라들은 아직도 뿌리깊은 인종차별의식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것이며..
영원히 그럴 것이라는 것.
미국 좋아하는 한국사람들도 마찬가지로 인종차별의식이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고
영원히 그럴 것이다.
미국 좋아하더니 참 못된것만 배웠다. 아니, 배운게 아닌가? 원래부터 그런거였나..
동남아시아 출신 노동자를 보라.
웃기는건 같은 황인종인데도 출신국가에 따라 차별을 한다는 것. 웃기는 일이다.
이는 스스로를 '단일 민족'으로 굳게 믿고있는 한국인들의 특성에 따른 것이리라..
미국 얼라들이야 애초에 '백인'들이 다른데서 배타고와서 인디언 몰아내고 나라를 세운터라, 민족을 중시하기 보다는 인종을 중시하는 성향이 강하다.
꼬아서 말한다면, 한국인은 민족주의자고 미국인은 인종주의자라고 해야할까..
(사실 한국 비좌파 민족주의는 Nationalism이라고 단정짓기가 좀 뭐하다)
글쎄다.. 사실 나도 동남아 사람들이나 흑인들에 대해서 차별적인 시선이 없다고는 말할 수 없다.
이럼 안되는건데. 다 같은 인간인데.
아니, 인간이기 전에 이 지구에서 살아가는 하나의 생명체인데 말이다.
걔네들이 날 죽이려드는것도 아니고.. 걔네들을 싫어할 이유가 없는데 말이다.
글을 쓰다보니 졸라 길어졌다.
제목도 바꿔야겠다. 원래는 '베리 본즈의 홈런 신기록에 대한 <짧은> 주저리' 였는데. 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