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한국대표팀 경기가 끝난지 꽤 지났으므로 기억에만 의존하는지라
부정확할 수도 있다는 것을 쉴드로 깔아두고 ㅋㅋ



1. 속공시

상대방 수비진이 자리를 잡지 못한 상황에서
기성용의 킥력과 박지성의 넓은 활동량, 이청용의 사이드에서 중앙으로
치고 올라오는 성향이 맞물려
이미 한국의 속공 '전개'능력은 세계레벨... (if 염기훈이 끊어먹지 않을 경우)

다만 그것을 매조지해야 할 박주영의 결정력은 아직 아시아레벨.
(모나코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긴 하지만 아직 세계레벨이라 칭하기엔 힘듬.
그냥 '고군분투'하는 정도의 느낌)



2. 지공시

상대방이 자리를 잡고 수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가장 효과적으로 뚫을 수 있는 방법은

첫째로 공을 뒤로 돌리거나 중거리슛을 뻥뻥 때려서 상대방 수비를 끌어내는 것이고
뒤로 돌려도 나오질 않는다면 둘째로 사이드를 뚫어서
박스 안으로 한방에 올려 타점 높은 헤딩을 하는 것인데
(혼자서 3~4명 드리블로 다 뚫고 골 넣는건 바라지도 않음. 또한 이런 경우의 골은
'전술적인 득점'이라고 볼 수 없음)

박주영의 제공권 자체는 딱히 흠잡을 수 없으나,
박주영이 봉쇄된다면 그 외에 헤딩옵션을 가진 공격수가 '전무하다'고 볼 수 있음.
(수비수가 골문앞까지 가기엔 위험이 큼)
일례로 한국이 넣은 골 중 상대방이 수비진을 갖추고 있는 상황에서
'전술적 움직임을 통한 필드골'은 하나도 없음.

크로스의 경우 한국의 공격진이 그렇게 크로스 배달능력이 좋다고 볼 수는 없고
지공시 이영표와 차두리의 오버랩이 빛을 발했으나 그 뿐이었음.
4경기 동안 제대로 풀백들이 제대로 올려준 택배크로스, 손에 꼽힐 정도로 적음.

다만 한국이 맘먹고 하는 2:1패스는 상당한 수준이었던듯.
그 찬스들만 안놓쳤어도 우루과이 안부러움 - - ;; (파라과이 응원녀는 좀 부러움... 응?)



3. 중원싸움시

김정우의 넓은 활동량과 터프한 수비가담, 그리고 박지성의 공수를 넘나드는 활약
딱히 문제점이 없어보이는 중원이지만
상대방 공격수가 내려와 중원싸움에 가담할 경우 중원이 털리는 모습을 자주 보여줌
(예를 들면 테베즈가 전방위부터 압박하고
미들까지 내려와서 하드하게 플레이했던 아르헨티나전 처럼)

그래도 중원싸움 와중에 틈새를 찾아서 공격진에게 찔러주는 킬러패스-스루패스의 경우
몇 번의 수준급 장면을 보여줬음.
문제는 받아 먹을 선수의 능력 부족.
조금 더 침착했더라면 골을 넣을 수 있었지만.. 에휴 바랄걸 바래야지.



4. 상대방 지공시

중원에서 갖는 김정우의 존재감이 상당함. 실제로 경기보면 미친듯이 뛰어다니면서 잘 안뚫림.
수비시 염기훈이 갖는 활동량도 상당했음.
박지성이 이리저리 옮겨다니면서 공수 양면에 걸쳐 날라댕겼다면
염기훈은 피치 위에서 박지성이 움직임으로써 생기는 공간의 여백을 잘 메꿔줌
(다만 공격시엔.. 묵념)

문제는 상대방이 한국 미들을 벗겨놓고 들어와 수비진을 앞에 둔 상황에서
2:1패스 들어오면 거의 다 털림.
특히 나이지리아전에서 이런 경향 심했음. 솔직히 2:4로 졌어도 아무 말 못할 수비력.

아르헨티나전의 경우..
4명이 둘러쌓아도 메시가 테베즈에게 '여유롭게' 볼배급을 하는 장면 등등은 논외로.
(메시는 신임 --;)



5. 상대방 속공시

차두리가 피지컬로 끊는 능력, 이영표가 상대 공격을 지연시키면서
한국 선수가 수비가담 할때까지 시간을 버는 능력은 우수했음

그러나 전반적으로 볼 때 수비호흡이 안맞는 모습이 자주 연출되었고,
그에 따라 위험한 장면도 많이 나왔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월드컵 전 평가전을 치르면서
수비조합이 너무 자주 바뀌었기 때문에 호흡이 안맞았던 것으로 봄)



총평하자면

바야흐로 대한민국 미드필더의 황금세대.
가능성은 충분함. 그러나 더 발전해야 함.

미드필더는 젊고 능력도 충분하나
공격진의 기량은 더 무르익어야 하고
수비진은 지금부터 세대교체를 준비해야 할 필요성이 있음.
당장의 아시안컵은 문제 없으나 다음 월드컵에서.. 이영표급의 선수가 나올라나?

여튼,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월드클래스의 팀으로 거듭날 것인지
아니면 산타크루즈처럼(ㅠㅠ) 영원한 유망주로 남을 것인지는 두고 봐야함.



끗.

Posted by 날백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