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4일 화요일, 8일차
아침은 게스트하우스 조식으로 해결
10시 체크아웃하고 기름이 별로 없어서 기름빵빵 채우고 1100도로로 향한다
올라가는 길..
실제로는 되게 이쁜데 사진이 못살렸다ㅠ
1100도로 정상의 휴게소.
가격도 좀 있고 배는 별로 안고파서 그냥 경치 잠깐 보고 말았다.
날씨는 참 좋다.
1100도로는 과연 사람들 이야기대로 드라이브하기 참 좋은 길이다.
다른 차량 몇대랑 겹쳐서 움직인터라 규정속도 맞춰서 움직였더니 그리 어렵지는 않은 길이었다.
1100도로를 지나 제주시 근처에 와보니 신비의 도로가 나온다. 3번째 방문..
지나가는 모든 차들이 비상깜빡이 넣고 중립넣고 슬슬 움직이는걸 볼 수 있다..ㅎㅎ
오도바이도 중립넣고 서있으면 슬슬 움직이기는 하는데 워낙 느려서 균형잡기가 힘들다.
제주시 들른김에 빨래방 들러서 빨래좀 돌리고..
세탁기 돌아가는 사이에 근처 공원에서 잠시 휴식
제주시는 벚꽃이 만발이다.
제주시에서 516도로로 올라가다보면 제주마 방목지가 나온다.
날씨가 너무너무 좋다.
드라이브하기 좋은 길
알흠다운 자태..
이동네 사람들은 워낙 오도바이 타고 놀러댕기는 사람들을 많이 봐서 그런가
나처럼 투어댕기는 사람을 봐도 그다지 이상하게 여기진 않는듯 하다.
516도로에 터널숲이 군데군데 있는데 이름처럼 나무가 울창해서 블라인드 코너가 몇군데 있다.
길 이쁘다고 속도내다간 사고나기 쉽상인듯 하다.. 나같은 초심자에겐 조금 어려운 길일수도 있는데
그래도 한계령이나 미시령 옛길같은 네임드급 힐클라임/다운힐에 비해선 훨씬 편한 길이다.
돈내코 지나 서귀포에 도착해서 늦은 점심을 해결했다.
어제 제육을 먹었으니 오늘은 돈가스를 먹는다.
돈가스는 어디에서나 먹을 수 있지만, 제주 흑돼지 돈가스는 제주에서만 먹을 수 있다.. 나름 특산물.. 흐흐..
1118번 도로를 지나 다시 북쪽으로 간다.
중간에 수망교차로에서 교차로 중앙선을 넘어서 추월하는 정신나간 인간 덕분에 (난 정상주행중) 기겁을 했다.
빡쳐서 쫒아가다가 이리저리 난폭운전을 하면서 가는걸 보고 추격 포기.
내 바이크가 미들급이었으면 그냥 따 줄 수 있었을텐데..
여튼 거의 사고나서 죽을뻔한지라, 너무 빡쳐서 국민신문고에 신고했고 상품권 먹여줬다.
녹산로 유채꽃 도로다. 정석비행장 근처인데 아직 유채꽃이 만발이다.
여행와서 스쿠터 렌탈투어 하시는 분 있었는데, 해떨어지기 직전에 아직 서늘한 날씨인데도 불구하고
장갑도 없이 50cc 스쿠터로 도로를 달리고 있었다ㅠㅠ
너무 불쌍해보여서 일단 여분의 장갑 빌려주고, 숙소를 물어보니 협재랜다..
참고로 여기에서 협재까지 1시간 반이고 어두운 산간도로를 지나야한다.. 게다가 50cc이니 더 위험..
일몰 직전에 거리도 있으니 그냥 서귀포까지 가서 스쿠터 세워둔 뒤에 택시타고 가라고 조언을 드렸고
운전 좀 미숙하시길래 서귀포시까지 에스코트 해드린 뒤 택시타고 가는것 까지 봐드렸다.
여담이지만 다음날 새벽부터 비가 엄청 쏟아졌는데, 다행히 렌탈업체에서 트럭 가져와서
서귀포에 세워둔 스쿠터는 픽업해갔다고 한다.
제주에서 스쿠터 렌탈하실 분들은, 동네바리 할게 아니라면 최소한 125cc급으로 고르는게 좋다.
저배기량이라고 더 운전하기 편하겠지? 라고 생각한다면.. 그게 맞는 소리이긴 한데 동네 마실용 한정 얘기고
일반적으로 오토바이는 배기량이 높을수록 안전하다. 도로 흐름을 맞출 수 있으니까..
그리고 최소한 장갑은 하나 가져오는게 좋다. 만에 하나 슬립시 안전도 안전이거니와 일단 손이 시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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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튼 이 날의 숙소는 비자림쪽의 게스트하우스다.
원래는 일몰 전에 도착하려 했지만 서귀포까지 갔다온지라 이미 날이 저물었다.
가로등은 하나도 없고.. 쉴드는 미러실드라서 앞이 전혀 보이질 않는다ㅠㅠ
결국 쉴드 열고 눈알에 찬바람 맞으면서 운전한다.. 다음날 비온다고 해서 바람도 차다.
길을 가다가 갑자기 시동이 꺼진다. 그리고 다시 시동이 걸리질 않는다.. 켁...ㅡㅡ;;;
키온은 되는데 시동버튼을 눌러도 시동이 안걸린다.. 이 야밤에..ㄷㄷㅠㅠ
조때따 조때따를 연발하며 한 10분 고민했나보다... 문득 보니 킬스위치가 내려가있더라 ㅡㅡ
킬스위치 올리니 시동이 다시 걸린다.. 다행이다.
결국 숙소에 도착하니 9시가 넘었다. 대충 짐정리하고 바로 기절한것 같다.
4월 5일 수요일, 9일차
이런 숙소에 묵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났는데 비가 많이 내리고있다.
비가 그치기 전까진 움직일수가 없다.. 운전하기 위험하다.
10시 정도까지 멍때리다보니 비가 조금씩 잦아든다.
전날까진 날씨가 엄청 좋았는데, 일기예보에 이날부터 3일간 폭우가 쏟아진다고 한다.
사실 제주도에 며칠 더 있고 싶었는데.. (우측 해안도로는 거의 못탔기도 하고)
그래도 날씨 사정상 제주 투어는 더이상 힘들다고 판단, 오후 배를 타고 본토로 가기로 한다.
마지막으로 어제 제대로 못본 녹산로 유채꽃도로 갔다가, 남서쪽 일주도로 지나서
마지막으로 협재해안도로 지나서 제주항으로 가기로 한다.
녹산로 유채꽃도로다. 비가 와서 그런지 풀향기가 싱그럽다.
협재 근방의 유채꽃밭
이쯤 오니 다행히 비가 그친다.
마지막으로 들린 협재해수욕장
용암이 바닷물과 만나서 생긴 전형적인 용암지형이다...라고 카더라.
날씨는 꾸물꾸물하고 여전히 바람은 엄청나게 분다. 협재에 바람 안부는 날도 있으려나 ㅡㅡ;;
우산이 주것슴다..ㅡㅡ;;
여행오신 분 같은데 내 눈 앞에서 우산이 홀라당 뒤집어지더니 박ㅋ살ㅋ 나셨다.ㅠㅠ
제주시로 오는동안 애월쪽에서도 잠깐 쉬었는데, 그쪽에도 바람이 엄청나게 불어서
왠 커플이 커플사진 찍으려고 삼각대랑 카메라랑 바리바리 싸들고 왔는데
삼각대가 홀라당 넘어져서 렌즈 부서지고 (...) 여자분 빡치고 (....) 그래서 둘이서 막 짜증내며 싸우더라...
제주공항 바로 옆길이다. 먹구름이 멋있다.
노선 포화상태로 유명한 제주공항답게 비행기는 5분에 한대씩 붕붕 날아다닌다.. 사진은 이륙하는 모습
용두암 근처인데, 제주공항에 착륙하는 비행기를 눈 앞에서 볼 수 있다.
사진으로는 작아보이는데 실제로는 엄청 가까이 지나간다... 렌즈 좋은걸로 줌땡기면 사람들 얼굴도 보일듯?
다행히 먹구름이 조금씩 걷혀간다. 제주도 좀만 더 있을까... 하고 생각하다가 그냥 본토로 가기로 함.
제주항 도착
제주항에서 배타고 나갈 때 면세점을 이용할 수 있으니 참고하자.
다만 면세점 규모가 매우 작고 물건은 별로 없다.. 대충 인천공항의 작은 매장 하나정도 크기다.
담배랑 술, 향수, 인삼/홍삼 제품, 잡다한 기념품이 있었던것 같다. 인터넷 면세점 이용 가능한지는 잘 모르겠다.
담배도 국산담배만 판매하니 참고하자. 난 그냥 담배만 샀다. 술이나 사볼까 하다가 짐에 자리도 없고 해서..
사실 배 출항시간도 있고 하다보니, 실질적으로 가능한 쇼핑시간은 15~20분 정도밖에 안된다.
다시 여수로 가기위한 배를 탄다. 올때와 같은 한일 골드스텔라 호다. 선적절차도 여수와 같다.
배 늦을까봐 점심도 못먹은지라 차량선적 후 허겁지겁 식사를 했다.
제주항 터미널 안의 식당인데, 터미널 밥 치고는 생각외로 괜찮은 맛이었다.
제주에서 만난 고향의 향기....
TV에서 한끼줍쇼 쌍문동편이 나오고 있다. 우리 동네ㅡㅡ;;
개인적으로 한끼줍쇼 볼때마다 느끼는건데 일반 가정집 무작정 쳐들어가서 저게 뭐하는 짓인지 싶다.
3등실이 꽉 차서 2등객실로 예약을 했는데, 1등 침대칸에 한자리 빈다고 1등실로 업그레이드가 되었다!!
1등침대칸에 4명이 들어갈 수 있는데, 세명이 침대칸 하나에 들어가셔서 한자리가 비어서
혼자 예매한 내 자리가 업그레이드 되었나보다.
사진은 1등실 복도로 올라오는 계단이다.
객실에 들어가니 세분이 먼저 와계셨고, 아마 화물차 기사님들이었던것 같다. 서로 아는 사이인듯.
조금 민망해서 사진은 찍지 못했다.
잘 있어라 제주도... 나중에 또 올게!!!ㅠㅠㅠㅠ
피곤했는지 객실에 돌아오자마자 곯아떨어졌다.. 눈 떠보니 사람들 다 내리고 있다. 올떄랑 똑같네;;;;
부랴부랴 데크로 내려와서 하선 준비를 한다... 밖을 보니 야밤에 비가 쏟아지고 있다 ㅡㅡ
아마 객실에서 술판 벌이신 분들이 좀 있었을 것 같은데..
페리 램프에서 내려서 여수항 터미널 출구쪽에서 음주단속을 하고 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뭐 술은 입에도 안대서 상관은 없었고, 대신 단속하시는 경찰분이 비가 오니 운전 조심하라고 하신다.
안그래도 미러실드라서 위험하다고 판단되고, 또 시간도 늦었으니 다시 여수에서 1박 하기로 한다.
일단 소방서 뒷길이 번화가라니 그쪽으로 간다... 무인텔 하나 잡아서 그곳에서 하루 묵고 가기로 결정.
그리고 주차장에서 와장창 'ㅁ' 저속슬립했다
우레탄이든 에폭시든, 주차장 방수된 바닥의 경우 물에 젖어있으면 상당히 미끄럽다.
운동화를 신어도 잘못하면 미끌어질 정도이니 특히 오도바이에겐 쥐약이다....
나도 눈깜빡할 사이에 넘어졌고, 다행히 숏부츠, 무릎보호대, 자켓, 헬멧 등 안전장비를 풀로 갖춰서
다행히 타박상 하나 없었다. 왼쪽 다리가 바이크에 깔리긴 했는데 다행히 바이크 부츠를 신고있어서
복숭아뼈 부분이 짓눌렸지만 프로텍터가 있는 부분이라 골절까지 가진 않았다.
안전장비를 안했으면.. 으으..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다행히 우레탄 바닥이라 미러 살짝 긁힌것 외에 차체에 데미지는 거의 없었지만 기어스탭이 휘어져버렸다ㅠㅠ
센터 가야하나 고민하다가 오도바이 카페 분들이 공구로 피면 된다고 해서,
비상용 공구 꺼내서 급하게 뚝딱뚝딱 펴보니 응급조치 완료. 두달 정도 지났는데 다행히 아직 멀쩡하다.
저속이긴 해도 슬립은 슬립이다.
씁슬한 마음을 부여잡고, 저녁도 못먹은 관계로 야식 겸 해서 소주 한잔..
이렇게 9일차가 마무리 되었다.
4월 6일 목요일, 10일차
힘들었는지 숙소에서 늦잠을 잤다 ㅡㅡ 체크아웃 시간 지나서 일어났더니
무인텔이라 그런가 전기를 꺼버린다.
어둑어둑한 곳에서 급하게 짐 챙기고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나왔다.
며칠 전에 들렀던 찜질방에 들러서 좀 씻고 다시 길을 떠나기로 한다.
8일날 토요일에 사촌여동생 결혼식이 있어서 다시 서울로 올라와야 한다.
거제도랑 부산에 지인이 있어서, 그쪽에다가 바이크를 맡겨놓고 가려 했으나
고민 끝에 해경을 해체 울산 형님댁에 바이크를 맡겨두고 형 차로 같이 서울로 가기로 했다.
벌레묻은거 물티슈로 닦다보니 미러실드에 코팅도 다 벗겨지고 기스도 나고 그냥 개판이다ㅠㅠ
아마 하동 어디였던것 같다. 한국엔 이쁜 길이 너무 많다..
사실 여수에서 이순신대교 건너면 광양까지 금방인데, 이순신대교가 자동차전용도로라서
순천까지 뺑 둘러서 광양지나 사천까지 가야했다.
진주와 사천 모두 냉면이 유명하다. 사천에서 가장 유명한 곳 중 하나인 재건냉면이다.
전 회사에서 출장왔을 때 한번 들렀었는데, 평양냉면식이었던걸로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주차요원 하시는 할아버지가 서울에서 왔냐고 기겁을 하신다..ㅎㅎ..
고기고명이 올라간 비빔냉면이다. 조금 달달한 편인데 맛있다.
일단 사천에서 묵고 금요일에 울산으로 넘어갈 생각이라서, 어딜 갈까 하다가
사천에 선진공원 벚꽃이 유명하다고 해서 선진공원으로 갔다.
무슨 축제라고 하는데 가보니 이게 왠걸 풍물시장이 와있네ㅋㅋ 예전엔 우리동네에도 간혹 오고 했었는데
아무래도 우리동네는 주택가다보니 풍물시장 야시장이 오면 좀 시끄러워서 짜증이 나는 편.
싹싹~!!
잊혀진 명검을 이렇게 만나게 되다니..
풍물시장에 빠지지 않는 품바 공연
미니바이킹도 있다ㅋ
선진리 왜성이다. 어둑어둑해서 그런가 벚꽃이 팝콘처럼 보인다.
주차장에서 잠시 한 컷.
숙박어플로 가장 저렴한 숙소를 골랐는데 무인텔이다.
주변에 편의점이 없으니 참고하라.. 이렇게 적혀있었는데
편의점이 없는건 좋았는데 난 최소한 읍내에서 가까울 줄 알았지 ㅡㅡ;;;;;
가로등도 없는 시골길을 따라서 읍내에서 20분이나 더 가서야 겨우 숙소를 찾았다..
무인텔이라 그런가 역시나 러브호텔 분위기다.
우야튼 덕분에 푹 자고 10일차의 일정을 마무리 했다.
to be continued...